"미네르바가 30대 백수라는 게 반가웠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30세 남성이 8일 긴급 체포된 직후 미네르바가 활동하던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경제 토론방의 이른바 경제 고수들이 게시물을 삭제하고 종적을 감추는 등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검찰 수사가 경제 토론방 전반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누리꾼들은 추정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검찰이 애초부터 경제 토론방을 초토화하기 위해 미네르바를 긴급 체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름이 꽤 알려진 경제 고수 가운데 게시물을 모두 삭제한 누리꾼은 '필립피셔'와 '리드미' 등이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경방 고수들이 사라지고 있다", "필립피셔 역시 잡혀 간 것 아니냐"는 등의 우려 섞인 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라진 글을 찾는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다른 누리꾼들도 게시물 가운데 문제가 될만한 글을 삭제하거나 블로그를 통째로 폐쇄하는 등 사건의 파장이 경제 토론방을 넘어 사이버 공간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Helena' 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누리꾼은 "미네르바님의 구속이 더욱 절망스러운 것은 필립피셔님, cosmic egg님 같은 분들이 동시에 사라진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바닥이라고 말하면 주식을 사야하고 신문에서 강남 집값이 오름세라고 하면 서둘러 집을 마련해야 하고 경제가 잘 회복되고 있다고 정부가 수치를 발표하면 박수를 보내는 마음 편하고 고민없는 백성이 됐다"면서 개탄했다.
'임테리오훈꿍쓰'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미네르바가 독학으로 경제를 공부한 30대 백수라는 게 너무나 반가웠다"면서 "그가 50대 생선자판 아주머니라든가 40대 순대국밥집 주방장, 혹은 20대 편의점 야간 알바였다고 해도 반가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누리꾼은 "우리는 누구라도 미네르바가 될 수 있다"면서 "미네르바는 어떤 한 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필요로 했던 현상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미네르바는 체포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0 TrackBacks
Listed below are links to blogs that reference this entry: "미네르바가 30대 백수라는 게 반가웠다." .
TrackBack URL for this entry: http://www.leejeonghwan.com/media/mt-tb.cgi/1326.
재미있는 일이죠.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100년 뒤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그게 가장 궁금합니다.
이미 현실은 뭐 어떻게 관심을 가질래야 가질 수 없을 만큼 힘들어서요.
그나저나 정부의 발표는 진실 유무를 떠나서 일단 믿을 수 없다 느끼게 되니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분명 국민이 뽑은 국민을 위한 정부일진데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한다니..
저도 반가웠습니다. 호모 서치쿠스의 시대의 도래와, 기존 권위에 의거하지 않고도 그 글실력과 경제에 대한 통찰만으로도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아주 반가웠습니다.
전 미네르바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그정도 경제 통찰력을 쌓을려면 얼마나 노력했겠습니까. 사실 그사람말 대충 맞는것 같습니다. 저도 그사람 말듣고 년말 달러사서 밥값정도 벌었어요... 너무 욕만하지 말고 내용의 진정성을 다시 따져봐야 할것 같습니다. 미네르바 쓴 글 분량이 많아서 다 읽어보진 못했으나 개략 적으로 대단한건 사실입니다. 미네르바는 청화대 지하벙커에가서 국가경제를 위해 공무를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경제는 분명 아군과 적군이 상존해 있는데 헤커를 잘 이용하듯이 미네르바도 잘 이용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