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돈 벌려는 YTN, 왜 팔아치우려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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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바닥을 기던 주가가 이제 겨우 오르려는 참이다. 경영난에 허덕일 때도 있었지만 이제 이익도 꾸준히 나고 있고 내년부터는 신규 사업에서 추가 이익도 기대된다. 당신이 이 회사의 주주라면 이 회사의 주식을 지금 팔아치우겠는가. 지금 YTN이 딱 그런 상황이다.

정부가 YTN의 지분을 시장에 내다팔기로 했다고 29일 밝혀 그 의도가 주목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공기업들의 지분을 팔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다. 그 어려운 시절 다 보내고 이제 와서 굳이 서둘러 현금을 확보하겠다고 나설 명분도 석연치 않고 막상 지분을 모두 털어내고 완전 민영화를 시키고 나면 지금처럼 YTN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어렵게 된다. 또한 YTN의 대주주인 공기업들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고 이들 기업의 주주들 입장에서는 배임의 책임을 물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브리핑에서 신재민 차관에 따르면 YTN의 주요주주인 공기업들은 지분 일부를 이미 내다판 상태다. YTN의 주요주주는 6월 말 기준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한전KDN이 21.90%, KT&G(옛 담배인삼공사)가 19.95%, 한국마사회가 9.52% 우리은행이 7.60% 등이다. 이미 민영화된 KT&G를 제외하면 모두 정부가 최대주주로 있는 공기업들이고 이가운데 KT&G와 우리은행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다.

신 차관은 이날 "장외에서 팔거나 일괄매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할 경우 3개 신문(조중동)에 넘기기 위한 음모가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으니 빨리 못 팔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 지분을 모두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 차관의 설명과 달리 일괄 매각이 아니라 시장에 내다 팔게 되면 야금야금 지분을 매입해 어느 순간 경영권을 확보하더라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게 된다. 물론 최대주주가 되려면 방송통신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미리부터 규제완화를 기대하고 치열한 지분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보도전문 채널을 설립하려면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고 한동안 적자를 감수해야 하지만 이미 흑자를 내고 있는 YTN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500억원 정도면 충분하다. 정부가 특정 인수주체를 염두에 두고 무리해서 지분 매각을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YTN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8억원과 44억원.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32.7%와 44.4%씩 늘어난 것이다. 순이익도 30% 늘어난 40억원을 기록했다. 내수침체가 계속되면서 방송광고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상반기 광고판매가 205억원으로 30.7%나 늘어났다. 수신료도 28.0% 늘어난 18억원을 기록했다.

CJ투자증권 민영상 연구원에 따르면 YTN의 프라임 시간 광고단가는 30초에 80만원 수준으로 OCN 등 다른 주요 유선방송 채널보다 20% 이상 낮은 편이다. 그러나 시청 점유율은 YTN이 4.7%로 OCN 3.6%보다 높다. 그만큼 광고단가를 올려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고 향후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는 이야기다. 또한 주식시장에서는 IPTV 출범과 맞물려 추가 매출과 수익도 기대하고 있다. KB투자증권 최훈 연구원은 "IPTV와 관련, 내년에 16억원, 2012년이면 60억원 이상의 수수료 수입이 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YTN은 2004년 남대문로 사옥을 리스방식으로 사들이면서 코크렙이라는 부동산펀드에 304억원을 출자했는데 이 펀드가 청산되는 시점이 내년 3월이다. 주식시장에서는 법인세 등을 제외하고도 최소 600억원 이상의 현금이 추가로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YTN 소유의 서울N타워 역시 760억원 이상의 자산가치를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무리 공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식 매각을 명령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YTN 지분 838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KT&G의 경우 매입가격은 440억원인데 28일 종가 4450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372억9100만원 밖에 안 된다. 우리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분 319만주의 매입가격은 160억원인데 현재 시가총액은 141억9550만원 밖에 안 된다. 이들 기업의 경우, 손해를 보고 주식을 내다 팔 경우 기존 주주들에게 배임 논란까지 제기될 수도 있다.

민 연구원은 "YTN의 지분 30%만 사들이면 국내 유일의 유선 보도채널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데 아마도 관심갖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인수합병 이슈가 부각되면 주가가 뛰어오르겠지만 어느 정도 주가 상승을 감안해도 자산가치와 수익성을 감안하면 크게 비싸지 않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민 연구원은 "경영권을 노린다면 방통위 승인이 관건인데 아직 규제완화 관련한 내용들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적 합의 없이 시장에 내다팔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경영권을 확보하고 난 뒤 강제 매각 명령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을 뻔히 예견하면서도 지분 매각을 강행할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다.

(물론 계속 정부가 보유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대우조선해양도 마찬가지지만 이처럼 국민의 자산을 사유화하는 일이 과연 바람직한가 돌아봐야 할 것이고, 특히 YTN의 경우는 보도채널의 공공적 역할을 고민해야 하겠죠. 어려울 때는 국민들 세금으로 살렸는데 잘 나갈 때는 시장에 넘겨준다는 건 문제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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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bennym said:

정부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한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렇습니다.

YTN 민영화로 이익보는 사람은 당연히 정부가 파는 지분을 사들이는 기업이겠죠. 그리고 그 기업이 로비를 안했을리가 만무하니 로비받은 정치인이나 고위직 공무원이 있을 수 있겠죠. (로비받은 사람은 공기업이 잘되는 말든 자기돈 나가는거 아니니까 로비받아서 돈챙기는게 더 좋겠죠. 게다가 공기업이 지분 팔아서 손해가 발생하면 공기업의 적자폭도 커질테니 공기업 민영화의 구실까지 더해주니 일석 이조네요.)

그럼 손해보는 사람은 누군가? 당연히 공기업이 손해보니 그 세금을 낸 국민이 손해보는거죠. 결국은 국민이 돈 걷어서 대기업 갖다주게 만드는 꼴이되네요. 하긴 시장경제체제에서는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돈을 적게 가진 사람 돈을 가져오게 되어있죠. 그래도 정치인들이 자기 권력을 이용해서 이 돈의 흐름을 가속화시키는 건 안되지! 국가 정책이 시장경제 흐름을 제약하는 건 안되고 이런식의 개입은 괜찮은건가?

정치인들 하는 수준을 보면 우리나라 선진국 언제될지 까마득합니다.
요즘은 삼권 분립이 아니라 삼권 담합체제이다보니 정부시스템으론 막을길이 없네요.
방법은 국민투표인가? 우리나라 IT강국이니 돈많은 자선사업가가 국민투표시스템을 구축해서, 정부가 인정은 안해주더라도 주요사안들에 대해 투표를 해서 국민들의 뜻이, 진정한 여론과 민심이 무엇인지 알려주면 좋겠네요.

상하이신 said: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기자님 글같은 균형잡힌 기사가 많이 나와야 우리 미디어가 중심을 잡고 갈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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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ge contains a single entry by 이정환 published on August 29, 2008 4:39 PM.

순채무국 전락? 또 IMF? 언론 호들갑 지나치다. was the previous entry in thi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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