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투표에 70.3% 찬성… 보수·경제지들의 얼렁뚱땅 통계 후려치기.
민주노총은 지난 16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전체 조합원 51만1737명 가운데 27만1322명이 투표해 이 가운데 16만9138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53.1%, 찬성률은 70.3%로 과반 이상 투표에 과반 이상 찬성이다. 그런데 이 결과를 놓고 보수·경제지들이 희한한 계산을 내놓고 있다.
한국경제는 "파업에 찬성한 조합원은 투표 대상 조합원의 33% 수준에 불과했다"고 썼고 매일경제도 "총조합원 대비 찬성률은 38.6%에 불과했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현행 노동법에 규정된 대로 전체 재적 조합원 대비 찬성률을 따지면 30%에 불과해 원칙적으로 부결됐다"고 썼다.
특히 이들 신문들은 현대자동차 노조의 총파업 부결에 의미를 뒀다. 현대차의 경우 조합원 4만4566명 가운데 3만8637명이 투표해 이 가운데 2만1618명이 찬성했다. 투표율은 86.7%, 찬성률은 55.95%다. 이를 두고 매일경제는 "파업 찬성률이 48.3%에 그쳤다"고 썼다. 이들 신문들은 아예 투표율을 밝히지 않거나 이를 감안하지 않고 전체 조합원 대비 찬성표를 계산해 총파업이 부결됐다는 결론을 끌어냈다.
그런데 흥미로운 대목은 민주노총이나 현대차 노조나 어디도 투표가 부결됐다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반 투표에 과반 찬성이니 가결이라는 이야기다. 언론만 나서서 "정치 파업의 시대는 끝났다"느니 "억지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느니 호들갑을 떨고 있을 뿐이다. 물론 과거보다 투표율이나 찬성률이 낮은 건 사실이지만 아무리 찬성률이 낮다고 해도 가결은 가결이다.
현대차 노조의 경우는 정확히 현대차 노조가 아니라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현대차 노조는 2006년부터 산별노조에 가입했다.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17일 성명을 내고 "내가 이명박을 안 찍었다고, 어느 지역에서 이명박 표가 적게 나왔다고해서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30% 안 되는 지역주민이 국회의원을 선출했다고 해서 국회의원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냐"고도 반문했다.
금속노조는 17일 성명을 내고 "금속노조 조합원 15만명 중에서 12만1748명(81.9%)이 투표해 8만1867명이 찬성, 투표율은 81.9%, 찬성률은 67.3%를 기록했다"면서 "조중동 및 한국경제, 매일경제는 민주노총에 가입된 금속노조의 1개 지부인 현대차 지부의 투표결과에 대해 악의에 찬 왜곡보도"를 했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는 "금속노조 규약 제69조에 의한 전국 쟁의행위는 재적 조합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언론의 논리 대로라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은 전체 유권자 3765만3518명 가운데 1149만2389명 밖에 안 됐다. 투표자는 2370만1170명으로 투표율은 62.9%, 득표율은 48.7%였는데 전체 유권자 대비로 계산하면 득표율은 30.5%에 그쳤다.
대통령 선거는 과반 이상 투표에 최다 득표를 얻으면 당선된다. 민주노총 총파업 투표는 과반 이상 투표에 과반 이상 찬성이면 가결된다. 득표율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합법적인 대통령인 것처럼 민주노총의 총파업도 민주적인 절차를 거친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권리 행사다. 30.5%만 뽑은 대통령이나 38.6%만 찬성한 파업이나 지지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선의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얻은 결과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언론이 이에 딴지를 거는 것은 그야말로 월권이다.
한편 많은 언론이 현대차 지부 노조 게시판을 뒤져가며 "노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끓고 있다"고 전했지만 이 게시판에는 오히려 조중동의 왜곡 보도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많다.

늘 글을 잘 보고 있습니다만,
이번엔 논리가 조금 이상하네요.
언론의 왜곡보도가 문제점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찬반의 38.6%와
여러명의 후보 간의 30.5%의 의미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난빈 // 맥락을 읽으셔야 할것 같습니다. 두명의 후보가 나와서 과반투표율을 간신히 넘기고 51%의 표를 얻었다면 같은 의미일것 같습니다.
저도 평소에 감사히 포스팅을 읽고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논리전개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핵심은 찬성률 계산 방법이죠.
노총은 투표에 참가한 인원수의 찬성률을 계산했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보수 뿐 아니라 진보 언론도 마찬가집니다)
조합원 전체 대비 찬성률을 계산했습니다.
-> 노동법에 따른, 파업 찬반투표에 필요한 형식적 요건이란 점은 잘 알고 계시겠지요.
노총은, 그리고 이정환 님께서는 "대선 투표도 그렇지 않느냐? 파업은 가결된 것이다" 라고 하십니다. 근데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목적이 무엇이든지 간에, 파업을 하려면 당연히 조합원의 총의를 물어야 하고, 전체 조합원 대비 찬성률 (언론이 제기한)은 그 대의를 가장 엄격하게 묻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파업 찬반 투표는, 총의를 묻는 가장 엄격한 방법론을 적용했을 때, 부결된 것입니다. 계산 방법론을 무엇을 쓰느냐는 노총의 자유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파업은 노조 집행부만 참여하는 상징적인 정치활동이 아니라 전체 조합원이 불이익의 위험을 감수하고 벌이는 집단 행동입니다. 당연히 조합원의 의사를 묻는 과정도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되겠죠.
잘 아시겠지만, 국회에서도 사안에 따라 그 총의를 묻는 찬성률의 기준이 다릅니다. 일반 법률의 통과와, 개헌의 통과는 당연히 찬성률의 기준이 다르죠.
다시 노총의 파업으로 돌아가보죠. 저는 노총의 파업에 대해, 그 대의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조합원의 총의를 얼마나 물었는가,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조합원은 일이 바빠서가 아니라, 투표에 불참함으로써 의사표현을 한 건 아닌가, 이걸 되짚어봐야죠.
대통령 선거의 찬성률 계산 방법과, 파업 찬반투표의 찬성률 계산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건 분명 아닌 것 같고요.
다시 말하지만, 파업은 촛불집회와는 차원이 완전히 다른 만큼, 노동법에 적시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언론이 노총의 정치적 입장을 깎아내린다고 해서, 잘못된 것을 잘 됐다고 옹호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평소 이정환 님의 글을 자주 보는데, 이번에는 좀 실망했습니다.
조중동과 한경, 매경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게 하루 이틀이 아니죠.
그래도 부끄러움을 아는 놈들은 부결 앞에 '사실상'이라는 꾸밈말을 넣더군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규약대로 과반 투표에 과반 찬반을 묻는 게 절차라면 지킬 건 다 지킨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기사들 보고 '그럼 이명박이도 유권자 대비 30% 투표율이니까 대통령 아니네"하는 말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kiss 님은
"파업은 촛불집회와는 차원이 완전히 다른 만큼, 노동법에 적시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하시는데,
그러면, 파업과 대통령 선출의 차원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느쪽이 더 중요한 문제일거라고 보시는건가요?
혹시 파업쪽이 대통령 선출보다 심각한 사건일거라고 보실런지요?
법 자체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법 자체가 합당한가를 끊임없이 생각해봐야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정환님은 그런 의미를 담아서 이런 글을 적었으리라 생각하고요.
kiss님, 기사를 다시 꼼꼼히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대통령선거와 같은 룰을 사용해서 파업 가결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현대자동차노조라는 단위 사업장이라면, 노동법에 적시되어 있는대로 전체 조합원 대비 찬성율을 따지는 것이 합법적입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현대자동차노조는 금속노조의 현대자동차지부가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자동차의 투표 규정이 아니라 금속노조의 투표 규정을 따르는 것이 올바르다는 것입니다. 금속노조의 투표 규정은 과반수 투표의 과반수 찬성입니다. 임의로 끌어들인 기준이 아니지요.
또한, 금속노조 전체의 투표에 의해서 파업이 가결되면 전체 금속노조가 함께 파업을 하는 것이 규정상으로 옳은 듯합니다. 만일 지부내의 찬성율이 50% 이하라고 하더라도 금속노조 지부인 이상 따르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