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8/14(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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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의 편지.  

이정환의 편지.

"야학 그만둬라. 그런 건 대학교 때나 하는 거야."

아까 술마시다가 어떤 선배가 그러더라고요. 옛날에 한얼야학라는 데 있었던 선배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신들은 일찌감치 가능성을 포기하고 떠났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그렇게 살 거다. 늘 사람들하고 어울리면서 사람들 가운데서 가르치고 배우면서 살 거다. 야학에 남고 안남고가 문제가 아니라 그건 삶의 방식 문제다."

사회는 어떻게 진보하는 것일까요. 저는 야학에서 언젠가 한국식 '페다고지'를 쓰고 싶습니다. 한국식 민중교육론 말입니다.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고 어떻게 실천과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는가, 그 방법론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그런 큰 일을 할 수 있는 곳은 우리 성광야학 밖에 없습니다. 우리만큼 많은 문제의식과 많은 시행착오와 많은 열정과 애정을 갖고 있는 모임은 우리나라를 통털어도 성광야학밖에 없으니까요. ^^

저나 어떤 잘난 누가 만드는게 아니라, 우리가 만드는 겁니다. 늘 그렇지만 내가 누구를 가르치는게 아니라 우리가 우리를 가르치고 우리가 우리에게서 배우는 거지요. 다시 한번 이야기해 볼까요.

"대안 이데올로기는 민중의 힘으로 정립될 것이다. 결국은 모두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모두가 희망하는 대로 사회는 변화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거창한 게 아닙니다. 변화는 달팽이처럼 느리고 더디지만 멀리 내다보고 한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면 언젠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럴 거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늘 새로움을 찾고 싶습니다.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늘 현실을 넘어서고 싶습니다.




선배의 편지.

그렇다면
진짜 네 인생에서 준거집단은 어디냐 ?
네 인생에서

그런 건 대학교때나 하는 거라고 말하지 않았다
대학생들이 치기어린 생각으로 정말 해서는 안되는 공간이기에 하는 말이야
내가 얘기한 것은 야학이라는 공간이 주는 한계성에 대해서 얘기한 거지 진보에 대한 회의가 아니라구 ...
예전 많은 강학들이 일부는 자신의 원 공간으로 일부는 현장 노동자로 자기 길을 갔고 일부 학강들도 세상을 보는 각자의 눈으로 삶을 찾아 갔지...

네 말대로 함께 무엇을 같이 하는 것이라면 페다고지? 그런 이야기들이 말이나 되니
교육은 기본적으로 교육자와 피교육자 두집단을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네 마음엔 그런 생각을 전혀 없겠지만 누가 누구를 가르치겠니!
네 여린 가슴 한귀퉁이에 아주 작게나만 어쩌면 그들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마라
결코 그들은 우리보다 생각을 적게 하는 사람들도 우리보다 아는 것이 적은 사람들도, 우리보다 인생을 허름하게 사는 사람들도 아니야 !

변화는 느려! 보이지 않아 ! 거인의 발자욱같지!
나도 변화와 진보를 좋아해
그렇지만 그 길에는 많은 벽들이 있다.
그 벽들의 거대함이 주는 공포도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는 거지... 그래야 어른이지. 너는 진정 그 공포들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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