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이정환
2004/3/4(목) 06:21 (U,WindowsNT5.1,ko-KR,rv:1.6) 61.111.92.160
조회: 518
마이크로소프트와 불여우.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한 회사 제품을 써야한다는 건 참 이상한 일이다. 회사가 딱 하나밖에 없으니 이 회사가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다른 방법이 없다. 마땅한 경쟁 회사도 없다. 그래서 이 회사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떼돈을 번다. 표준을 만들면 세계 모든 나라가 따른다.

우리는 기꺼이 이 회사의 고객이 된다. 우리는 컴퓨터를 살 때마다 기꺼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윈도우즈 운영체제의 비용을 만만치 않게 치른다.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우리가 치르고 싶지 않아도 컴퓨터 가격에 윈도우즈의 가격이 알아서 포함돼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342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41조원이 넘는다.

물론 남의 회사가 돈 잘 버는 걸 괜히 배아파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컴퓨터의 운영체제는 네트워크의 근간이다.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를 통해 네트워크에 접속한다. 이 회사의 프로그램이 그만큼 훌륭해서라기 보다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가 이 회사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에서 돌아갈 온갖 응용 소프트웨어을 만드는 회사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경쟁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은 갈수록 강화된다.

인터넷의 네트워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유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이 합법이든 불법이든 우리는 정보와 권력의 독점에 맞서야 한다.

앨빈 토플러의 예언이 맞았다. 제도와 문명은 극도로 효율적이 되어가고, 권력은 이제 물리력과 경제력을 떠나 정보의 운용과 그 독점의 형태로 나타난다. 권력 투쟁은 앞으로 더욱 더 지식의 배분과 그 접근 기회를 둘러싼 투쟁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지식이 어떻게 누구에게 흘러가는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권력남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지도 못하고 내일의 기술이 약속해주는 보다 살기 좋고 민주적인 사회를 창조하지도 못할 것이다. 지식의 장악이야말로 인류의 모든 조직체에서 전개될 내일의 전세계적 권력 투쟁에서 핵심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를 쓰지 않기로 했다. 익스플로러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프로그램이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불여우다.

불여우로 인터넷에 접속해보니 다른 세상이 보인다. 익스플로러 말고 다른 프로그램으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건 새로운 발견이다. 황무지 같은 느낌이고 사실 굉장히 불편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불여우를 써야 한다. 네트워크 세계의 질서가 마이크로소프트 중심으로 재편되고 굳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생각해보면 인터넷이 막 보편화되기 시작했던 1995년 무렵만 해도 나는 익스플로러 대신 넷스케이프를 썼다. 그러나 익스플로러는 조금씩 운영체제 안으로 흡수됐고 별도의 프로그램인 넷스케이프의 경쟁력은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 전략에 동참했다.

모질라의 소프트웨어는 100% 공개, 공짜 소프트웨어다. 소스 코드가 100% 공개돼 있으니 얼마든지 마음대로 뜯어고쳐서 써도 좋다. 세계의 수많은 자원 프로그래머들이 달라들어 불여우의 오류를 수정하고 새로운 기능을 더해 개정판을 내놓는다. 불여우의 버전은 0.8, 아직 완제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큰 문제는 없다. 익스플로러보다 훨씬 가볍고 익스플로러에 없는 새로운 기능도 많다.

모든 웹 사이트는 이제 불여우와 호환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정환닷컴은 익스플로러에서만 볼 수 있는 자바 스크립트를 모두 뺐다. 익스플로러가 아닌 어떤 웹 브라우저를 쓰든 컴퓨터의 기종이나 사양이 어떻든 누구나 똑같이 볼 수 있고 어디에서나 가볍게 열리는 웹 사이트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여우는 우리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에 맞서는 최선의 수단이다. 불여우 쓰기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참고 : '권력이동'을 읽다. (이정환닷컴)
참고 : 모질라 프로젝트.
참고 : 파이어폭스를 써야하는 13가지 이유. (모질라 한글 사이트)
참고 : '포브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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