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에서 웨이고를 거쳐 카풀과 우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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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스의 재발견 시간입니다. 플랫폼 택시라는 게 나왔던데요. 이게 어떤 건가요?

= 적과의 동침이라고 할까요. 카카오가 택시 업계와 손잡고 브랜드 택시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웨이고 블루와 웨이고 레이디라는 이름인데요.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고 해서 플랫폼 택시라고도 부릅니다. (웨이고라는 이름이 입에 잘 붙지는 않네요.) 일단 콜비를 3000원을 추가로 받습니다. 기본 요금만 나오는 거리를 가도 기본요금 3800원에 3000원이 붙어서 6800원이 된다는 거죠.

1-1. 굉장히 비싼 느낌인데 경쟁력이 있을까요?

= 대신 카카오 택시와 달리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여의도에서 여의나루역까지 5분도 안 되는 거리를 가더라도 일단 호출하면 무조건 온다는 거죠. 승차거부가 없다, 이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택시가 무조건 배차 됩니다.

2. 3000원 더 내고라도 마음 편히 타고 싶다는 승객들이 좀 있을 것 같긴 한데 이게 잘 될까요?

= 이 방송 들으시는 분들 중에 택시 운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이게 특별한 건 택시 기사 입장에서는 사납금이 없다는 겁니다. 주 52시간을 일하면 월급이 260만 원 정액으로 나옵니다. 손님을 더 받으려고 난폭 운전을 하거나 먼 거리를 가려고 승차거부를 할 이유가 없게 되죠. 일단 콜이 오면 받는다, 그리고 일하는 시간 만큼 급여를 준다, 이게 중요한 차이입니다.

3. 그런데 원래 승차 거부는 불법 아닌가요? 3000원을 더 내면 승차 거부가 없고 3000원을 안 내면 승차 거부를 해도 된다는 말처럼 들리는데요.

= 지금은 승차 거부까지는 아니라도 가까운 거리를 갈 때는 괜히 미안해지거나 은근히 짜증을 내는 기사들도 계시죠. 그런데 이 택시는 기사님들도 어차피 월급제라서 가까운 거리를 가나 먼 거리를 가나 시간만 채우면 월급이 나오기 때문에 기사도 불만이 없습니다.

= 사실 이게 이재웅(다음 창업자) 쏘카 대표가 설립한 타다에서 얻은 경험으로 시작한 서비스죠. (VCNC가 쏘카의 자회사입니다.) 타다는 시간에 따라 고정 급여를 주죠. 그런데 보니까 기사들이 사납급 압박에서 자유로워지니까 좀 더 친절해지더라는 겁니다. 이번에 웨이고는 이걸 아예 일반 택시로 확장하겠다는 건데요.

 

3. 타다와는 성격이 다르군요.

= 택시 잡아타는 것과 비슷하지만 타다는 일단 지나가는 차를 손 흔들어 탈 수는 없고 콜을 해야 되죠. 그리고 타다는 기사 달린 승용차를 렌트하는 서비스입니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11인승 승합차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건 택시가 아니다, 그래서 불법 영업도 아니라는 겁니다.

=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내놨다가 택시 기사들 반발 때문에 접은 적도 있었죠. 카풀이라는 게 단순히 출근 길에 방향 맞으면 태워주는 게 아니라 유사 택시라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카풀이 허용되면 차 있는 사람들이 카풀을 핑계로 허가받지 않은 택시 영업을 하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4. 그런 이번에 나온 플랫폼 택시는 다른가요?

= 택시 업계 반발이 심하니까 택시 업계와 손잡고 가겠다는 걸 텐데요. (직접 택시 영업을 하지 않고 플랫폼 서비스부터 시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핵심은 콜이 들어오면 어디든 간다, 강제 배차와 고정 월급제, 이게 가능한 것은 카카오 택시의 플랫폼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택시 회사들이 사납금을 없애지 못했던 건 택시 기사들이 제대로 일을 하는지 감시할 수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플랫폼 택시가 되면 계속해서 콜을 던져주면서 일을 시킬 수 있습니다. 콜이 들어왔는데 안 받으면 불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월급제가 가능한 겁니다. 물론 화장실 갈 시간이나 식사 시간은 충분히 줄 거라고 믿지만 사납금 시스템 보다 일이 더 쉽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타다도 마찬가지지만 콜이 없다고 해서 그냥 차 대놓고 쉬는 것도 안 됩니다.)

= 승객 입장에서도 좀 황당하다는 반응이 많은데요. 정말 택시 기사들이 가기 싫어하는 동네라면 기꺼이 3000원을 더 내고 타겠지만 저라면 일단 카카오 택시부터 불러보고 안 되면 이용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타다를 타겠다는 반응도 있고요. 아직은 서울 시내 7만대 택시 중에 100대 정도라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5. 어제 보니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나와서 기념 촬영을 하던데요. 정부도 이 플랫폼 택시를 적극 지원하는 건가요?

= 김현미 장관이 그동안 한국판 우버 서비스를 만들자, 사납금을 없애고 월급제로 가야 된다고 주장해 왔는데, 세금도 안 들이고 요금도 안 올리고 자발적으로 월급제가 도입됐으니 환영하겠죠. “이러한 도전이 값지고 반갑다. 규제 개선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 몇 가지 살펴볼 부분은 일단 이 플랫폼 택시는 한국판 우버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버는 일반인들이 자기 승용차를 들고 나와서 택시 영업을 하는 건데요. 지금은 모두 회사 택시죠. 프리미엄 콜택시 정도의 의미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타다는 아직 택시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고요. 카풀은 출퇴근 시간에만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6. 한국판 우버를 만들겠다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 우버처럼 쉽게 잡을 수 있고 가격도 택시 보다 훨씬 싸고 앱으로 평점을 매기기 때문에 친절하고 등등 몇 가지 특징이 있을 텐데요. 사실 이건 지금 카카오 택시로도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죠.

= 그리고 중요한 건 한국은 택시비가 이미 너무 싸다는 겁니다. 아무리 카카오 택시가 빅데이터와 딥 러닝 기술을 이용하고 하루 종일 택시를 효율적으로 굴린다고 하더라도 미국 사람들이 우버에 열광하는 것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타다를 타본 사람들이 다들 말하는 건 친절하기도 하고 가까운 거리를 가든 먼 거리를 가든 서로 부담이 없다는 겁니다. 카카오 택시의 기술과 타다의 시스템이 결합하면 일단은 좀 차별화된 서비스가 될 것 같긴 합니다. 다만 3000원을 더 지불하는 만큼 프리미엄 서비스라는 인식을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겠죠. 100대로는 많이 부족하고요.

7. 이런 새로운 유사 택시 서비스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앞으로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 여전히 경계를 허무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관건인데요. 지금 플랫폼 택시는 경계를 좀 더 강화하는 성격이 있습니다. 택시는 택시만 해야 된다, 카카오도 택시 하고 싶으면 기존의 택시 회사들과 손을 잡으라는 거죠. 현재로서는 정부가 여전히 택시 업계, 정확히는 택시회사들 보호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 기존의 택시에 우버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으로 한국형 우버가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 플랫폼 택시도 사실은 택시 회사들이 카카오라는 플랫폼에 종속되는 과정일 수도 있고요. 타다를 택시 시장으로 끌고 들어오려는 전략일 수도 있습니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만들어서 택시 업계 반발도 무마하고 카카오 택시를 지배적인 플랫폼으로 만들려는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타다 프리미엄도 출시했죠. 카풀도 제한적이나마 합의 됐고요. 택시가 아닌 것들이 택시 영업을 할 수 있느냐, 그 경계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시장이 다르다고 하지만 택시의 대체재가 타다고 카풀이죠.

= 흔히 우버를 차량 공유 서비스라고 하지만 공유 경제와는 거리가 먼 온 디맨드 경제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 쓰는 주문형 서비스, 실제로 택시 수요가 많이 몰리는 시간에 기사를 집중 배치하고 있죠. 긱 이코노미라고 해서 부스러기 경제라고도 합니다. 대리 기사처럼 수많은 파트타임 잡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또 하나 포인트는 택시 기사 월급제는 환영할 일이지만 결국 어느 정도 요금 인상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이번 플랫폼 택시 도입 과정에서도 확인됐죠.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자리잡으려면 어느 정도 택시 가격이 오르고 택시와 가격 차별성이 있어야 정착할 텐데, 플랫폼 택시가 그 과도기적 성격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다시 정리를 해볼까요? 시간 순으로는 카카오 카풀이 먼저 나왔고 타다, 웨이고 순이지만, 타다를 먼저 안착시킨 다음, 카풀의 대안으로 웨이고로 택시 시장을 공략하고 자연스럽게 우버로 가는 과정이 아닐까 전망해 봅니다. 카카오 카풀은 너무 일찍 나왔고 타다는 규제를 우회했고 웨이고는 규제 안에서 판을 흔드는 시도입니다. 여전히 우버가 등장할 타이밍은 아니지만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할까요. 선택의 기회가 늘어나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타다가 외연을 넓히거나 택시가 타다로 옮겨가거나 어느 순간 우버가 다가와 있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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