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김학의-장자연은 결국 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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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스의 재발견, 오늘은 김학의-장자연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꽤 오래된 사건인데 뒤늦게 불이 붙은 이유가 있나요?

= 오래된 사건이지만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죠.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이 사건을 꽤 오래 다뤘는데 아직 결론이 안 난 사건이 용산 참사, 장자연 성접대 리스트, 김학의 성 접대 의혹 사건, 이렇게 세 건입니다. 원래 이달 말에 활동 기간이 종료될 예정이었는데 청와대 국민 청원이 쏟아지면서 대통령이 활동 기한 연장을 지시했죠. 장자연 재조사는 65만 명, 김학의 수사 촉구는 12만 명, 여기에 버닝썬 경찰 의혹을 밝혀달라는 청원도 31만 명이 동의했습니다. (윤지오씨 신변 보호 요청도 35만 건을 넘겼습니다.)

2. 세 사건 모두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죠.

= 장자연은 10년, 김학의는 6년된 사건입니다. 사실 모든 국민이 다 알고 있습니다.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비호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범인의 윤곽도 어느 정도 드러나 있죠. 검찰과 경찰,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2-1. 조사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했는데 과거사위가 거부했다고 하죠?

= 과거사위 아래 조사단이 있는데, 조사를 그만하라고 한 거죠. (과거사위 출범은 2017년 12월, 시간은 꽤 됐는데 여전히 수사에 진전이 없었던 거죠.) 그래서 수사를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누가 수사를 중단하려고 하는지부터 말이죠.

2-2. 김학의 전 차관은 두 번이나 무혐의가 났죠.

= 이른바 별장 성접대 사건, 동영상도 나왔고 피해자 증언도 있었습니다. 피로회복제라며 약을 먹이고 성폭행을 저지르고 동영상을 찍어 협박도 했습니다. 그래서 성접대가 아니라 성폭력 사건으로 불러야 한다는 여론도 많은데요. 검찰은 동영상의 여성이 누군지 확인이 안 된다, 그리고 성접대를 뇌물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2007년 사건이라) 공소 시효가 지났다며 무혐의 처분합니다. 그런데 피해자라는 여성이 나타났죠. 그래서 수사가 다시 진행됐는데 나중에 피해자가 진술을 번복했다는 이유로 다시 무혐의 처분이 났습니다.

2-3. 두 번째는 무혐의 이유가 뭔가요?

= 이 여성이 동영상의 여성인지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피해자가 성관계를 가질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경제적 도움도 받았다는 겁니다. 피해자가 어떤 위협 때문에 말을 바꿨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죠.

= 그러니까 동영상이 남성은 김학의가 맞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기 때문에 특수 강간이 아니라는 게 검찰의 주장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김학의를 처벌할 방법은 없는가, 여기서 짚어볼 건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했느냐는 겁니다. 피해자를 찾으려고 핸드폰 압수수색을 하고 역으로 추적을 하면 확인할 수 있을 텐데 영장 신청 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KBS 보도에서는 경찰이 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이 네 차례나 기각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3. 그래서 뒤에 누군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 원래 윤중천이란 건설업자의 사건이었죠. 별장 성접대가 한두 건이 아니었는데 김학의 영상이 나오고 김학의에게 집중됐습니다. 다른 고위 공직자가 더 있을 거라는 의심이 있는데 수사가 더 진전되지 않았거나 일부러 멈췄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번 과거사위 조사에서도 6년 만에 다시 수사가 진행됐는데 경찰 수사 자료 3만 건이 검찰에 송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3-1. 어제 버닝썬 대표 이문호씨 구속 영장이 기각된 것도 석연치 않은데요.

= 마약류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습니다. 구속할 필요와 상당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인데 보통 구속 사유는 사안이 중한가, 충분히 혐의가 입증됐는가,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가를 보는데 이 사건은 경찰을 매수해서 불법을 묵인하도록 했는가입니다. 버닝썬에서 마약류 유통이 이뤄진 것도 드러난 사실이고요.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인데 구속 영장이 기각된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4. 장자연 사건도 마찬가지인데요. 정황도 분명하고 증거도 많은데 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 걸까요?

= 김학의 사건이 가해자가 명확하고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반면, 장자연 사건은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한 사건입니다.

= 지금까지 거론된 인물은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 방정오씨가 장자연씨와 술자리에서 만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본인도 시인했고요. 그리고 방상훈 사장의 형,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도 장자연씨를 두 차례 만났습니다. 권재진 대검찰청 차장도 방 사장과 함께 술자리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사위였죠. 임우재씨가 장자연씨와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고요. 이 사람들은 아무도 소환 조사를 받지 않았는데 뒤늦게 지난해 말에서야 과거사위에서 조사를 했습니다.

= 장자연씨의 동료인 윤지오씨가 10차례 이상 증언을 했는데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사관들이 진술할 때 비웃었고, 집에 돌아갈 때는 미행이 따라붙었고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하죠. 국회의원이 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장자연 사건 수사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돼야 한다는 여론도 많습니다.

5. 윤지오씨 증언을 덮기 위해 버닝썬 사건을 키운다는 의혹도 있던데요.

= 일부 언론에서 그런 음모론을 거론하는데요. 윤지오씨 기자회견 현장에도 많은 기자들이 있었습니다. 정준영씨가 귀국할 때 인천공항에 나간 기자들이 훨씬 많았던 건 사실이지만 언론이 의도적으로 윤지오씨 사건을 덮거나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버닝썬 사건을 키우는 정황은 없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승리와 정준영 사건에 여론의 관심이 더 쏠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며칠 기사를 뒤져봤더니 조선일보에서는 윤지오씨 기사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이런 말을 하죠. 적어도 조선일보 보도가 균형을 잃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자유한국당에서는 버닝썬 사건을 키우는 게 자유한국당을 공격하기 위해서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하는데요. 그야말로 도둑이 제발 저리는 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저희(미디어오늘)이 이른바 연예인 스캔들 음모론을 검증한 적이 있는데요. 어떤 사건을 덮으려고 어떤 사건을 터뜨린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은 과거 서태지-이지아 스캔들 말고는 없었습니다. 버닝썬 사건은 김상교씨 제보 이후 나비 효과처럼 사건이 연쇄적으로 터져나온 사건이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터뜨리거나 부풀렸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6. 윤지오씨 MBC 인터뷰도 논란이었죠.

= 윤지오씨는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고 당시 상황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MBC 왕종명 앵커가 계속해서 장자연 리스트 실명을 이야기해달라고 요구했죠. 오랜 싸움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은 곤란하다고 말했는데도 생방송에서 밝히면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계속 물어보니까, 이미 진술을 했고 경찰과 검찰이 밝혀내야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이게 맞는 말이죠. 결국 MBC는 공식 사과를 했습니다.

7. 이 세 건의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 경찰이 김학의 사건을 수사하고 검찰이 버닝썬 사건을 수사하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국민들은 둘 다 믿기 어렵다는 여론이 많죠. 장자연 사건은 검경 모두 사건 은폐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과연 스스로 환부를 도려낼 수 있을까 의문이기도 한데요.

= 많은 국민들이 무슨 사건에 무슨 사건이 묻혀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죠. 실제로 이제는 묻힐래야 묻힐 수 없는 사건이기도 하고, 이 사건은 하나로 연결된 사건이기도 합니다. 검찰과 경찰의 부실 수사, 그 이면에는 권력과 자본으로 연결된 기득권 네트워크가 있죠. 검찰과 경찰의 신뢰 회복, 그리고 정권 차원에서 오래된 권력 유착을 어떻게 뿌리 뽑느냐를 국민들에게 입증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