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간 통신사 연합뉴스,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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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9일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디지털 환경에서 공영 통신사의 정체성과 방향성 및 미래 경쟁력 제고방안”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토론문으로 썼던 글입니다.)

연합뉴스가 포털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게 한국신문협회의 오래된 주장이었다. 한국신문협회가 전면에 나섰지만 그 이면에는 상당수 언론사들의 입장이 반영돼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연합뉴스는 뉴스 도매상이었지만 정작 뉴스 소매업자들에게 버림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기준으로 연간 332억 원을 지원 받는 국가 기간 통신사. 연합뉴스가 과연 이에 걸맞은 공적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합뉴스는 포털에서 빠져라?

연합뉴스에 대한 불신은 복합적이다. 잦은 오보와 함량 미달의 기사와 논평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디어 환경이 바뀌면서 뉴스 통신의 역할과 위상이 달라졌는데 여전히 국가기간 통신사라는 지위에 안주해 시장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와 주류 언론의 갈등은 역사가 길다. 뉴시스와 뉴스1 등 민영 통신사가 늘어나기도 했고 포털이 뉴스 소비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통신사 의존도가 낮아졌고 통신사 전재 기사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상당수 신문사들이 실시간으로 온라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단독 기사도 5분을 가지 못하고 속보 경쟁도 치열해졌다. 연합뉴스가 주류 언론의 파트너가 아니라 경쟁 상대가 된 것이다.

네이버와 다음이 언론사들에 지급하는 전재료가 연간 5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전재료는 철저하게 대외비로 취급되지만 연합뉴스가 받는 전재료가 전체 전재료의 3분의 1 이상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연합뉴스가 네이버에서만 월 10억 원 이상을 받는다는 게 통설이다.

 

미디어오늘이 2014년 5월,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섹션에 오른 기사 77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연합뉴스와 뉴시스, 뉴스1 등 통신 3사의 기사 비중이 네이버는 39.1%, 다음은 37.1%에 이르렀다. 연합뉴스가 각각 23.6%와 23.2%를 차지했다.

2017년 1월, 한국언론진흥재단 분석에서도 연합뉴스의 점유율이 네이버 PC 서비스에서는 28.8%,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에서는 24.7%로 나타났다. 다음에서는 PC와 모바일을 합산해서 31.2%로 집계됐다.

포털 뉴스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해 통신 3사 기사가 압도적으로 많은 건 통신사들이 속보에 빠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포털의 기계적 중립 편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거의 같은 기사라도 이왕이면 조선일보나 한겨레 보다는 연합뉴스 기사를 올리게 된다는 포털 관계자의 직간접적인 증언도 여럿 확보한 바 있다. 편향성 논란을 피하려고 단순 스트레이트 기사의 경우 안전하게 통신사 기사를 선택하고 이런 의도적인 편집이 또 다른 편향을 만들 수도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포털과 연합뉴스는 공존공생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2013년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넘어오면서 연합뉴스는 뉴스스탠드에 들어오지 않았고 별도로 첫 화면에 한 줄 링크 공간을 확보했다. 모든 언론사들이 네이버 첫 화면에서 사라졌는데 연합뉴스만 하루 3500만 명이 접속한다는 네이버 첫 화면을 차지하고 앉은 것이다.

뉴스 브랜드 인지도 최하, 한국적 특수성.

네이버의 압도적인 영향력은 한국의 특수한 현실이다. 언론사 신뢰도가 세계에서 가장 낮고 언론사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는 비율도 세계에서 가장 낮다. 소셜 미디어나 애그리게이션 서비스에서 뉴스를 볼 때 뉴스의 브랜드를 인지하는 비율도 세계에서 가장 낮다. 내가 만난 상당수 언론사 종사자들이 이런 현실에 네이버 뿐만 아니라 연합뉴스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2013년 들어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에 이어 동아일보까지 연합뉴스와 전재 계약을 해지했다. 당시 KBS 보도에 조중동 관계자들의 말이 인용돼 있다.

“연합뉴스의 이런 행태는 네티즌에게 ‘기사는 공짜’라는 인식을 심어줘, 신문사들의 온라인 뉴스 유료화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 조선일보 관계자.

“연합뉴스의 조치는 온라인, 모바일 유통망을 언론이 아닌 포털이 장악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연합뉴스의 조치는 언론사를 상대로 한 통신사 본연의 책임과 역할보다 자신의 영향력 증대에 더 관심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 중앙일보 관계자.

“국가 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가 포털을 통해 직접 소매시장에 뛰어들어 회원사인 신문사들과 경쟁하는 이상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 동아일보 관계자.

당시 조중동 가운데 한 관계자는 CBS와 인터뷰에서 “연합뉴스 전재를 끊었지만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3년 3월, 연합뉴스는 15년 가까이 동결해 왔던 전재료를 25%나 낮췄는데 신문사들의 불만을 달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기자협회보가 보도한 한 종합일간지 관계자의 말이 언론사들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외신 사진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면서 사진만큼은 연합뉴스 전재를 재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사내 의견도 있다. 하지만 전재 가격 문제를 떠나 연합뉴스가 포털 문제를 얼마만큼 전향적으로 검토하느냐가 관건이다.”

기사는 이미 메리트가 없고 그나마 사진이 경쟁력이 있지만 언제든지 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후발 통신사였던 포커스뉴스가 사진과 영상에 인력을 집중 투입했던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연간 정부 지원금 332억 원.

언론사들의 불만은 단순히 전재료 때문도 아니고 포털에서의 우월적 위치 때문도 아니다. 국가기간 통신사라는 지위가 갖는 경쟁 우위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복합적인 문제와 불만이 얽혀 있다. 세금으로 지원을 받아 성장했으면서 포털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연합뉴스가 뉴스 생태계의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가 올해 정부에서 받을 지원금은 332억 원에 이른다. 연합뉴스가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8년 동안 받은 정부 구독료는 2727억8600만원에 이른다.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연합뉴스가 정부에 제공하는 뉴스 서비스는 뉴스리더라는 이름의 단말기와 공용 아이디, DID(Digital Information Display)라는 이름의 터치 스크린 서비스 등이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뉴스리더 단말기가 775대에 이른다. 대부분 네이버와 다음에 뜨는 뉴스와 거의 동일한 시각에 제공되는 특별히 다를 게 없는 뉴스 서비스인데 1대에 월 400만 원의 구독료를 받아왔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만든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 자료에는 “연합뉴스에 구독료를 지원하나 구독료를 산출하는 근거가 부적정하다. 명시적인 근거 없이 가격을 결정하고 경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는 대목이 있다.

“현재 각 부처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전달받고 있어, 활용되지 않는 단말기를 근거로 구독료를 산출하는 것은 부적정하다. 2011년 당기순이익이 122억9000만 원 발생하는 등 지속적으로 순이익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부의 구독료 지원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것은 구독료가 원가에 근거하지 않고 산정됐음을 나타낸다.”

‘2013년 예산안 분석 종합’ 문건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도 있다.

“구독료 산출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고 있지 않다. 실제 정부는 단말기가 아닌 정보통신망을 활용해 연합뉴스로부터 정보를 제공받는다. 구독료는 용역에 대한 대가로 지급한 것으로 원가에 상응해 지급해야 한다.”

논란을 의식한 듯 문화체육관광부는 2013년부터 ‘뉴스정보 사용료’ 항목을 38억6400만 원으로 줄이고 ‘공적 기능 순비용 보전’ 항목을 309억 원으로 증액했다. 뉴스 구독료를 줄인 것처럼 보이지만 공적 기능 보전이라는 훨씬 더 모호한 항목을 만들어서 금액을 더 늘린 것이다. 예산 분류를 ‘보조금’이 아니라 ‘일반 수용비’로 잡은 것도 논란이 됐다.

문제는 금액이 아니라 명분과 근거.

오마이뉴스가 2010년 11월에 보도한 16개 교육청의 통신사 뉴스 수신료 지급 현황을 보면 실제로 정부 구독료가 어떤 형태로 지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벌써 8년 전이지만 경기도 교육청은 월 583만 원씩 연간 6996만 원을 연합뉴스에 지급했다. 16개 시도 교육청이 지급하는 구독료만 6억996만 원에 이르렀다.

다음은 당시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었던 정연우 세명대 교수의 코멘트다.

“뉴스 도매상인 통신사는 뉴스 소매상인 언론사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지 교육청으로부터 혈세를 지원받는다는 게 납득이 안 되는 일이다. 교육청이 통신사에 돈을 주면서 통신사와 좋은 관계를 가지려고 하는 행위는 문제이며 과거 계도지 관례보다도 더 악성이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오마이뉴스에 보낸 공식 답변이었다.

“우리는 2003년 제정된 뉴스통신진흥법상 국가기간 통신사로서 정부와 공공기관에 뉴스를 제공하는데, 시도 교육청에도 뉴스서비스(뉴스리더 단말기)를 제공하고 구독료를 지급받고 있는 것이다.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인 전국 시도교육청에 뉴스공급을 하고 그 대가로 구독료를 받는 것에 대해 특혜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는 논리다.”

미디어오늘은 2015년에 출간한 ‘저널리즘의 미래’의 한 챕터에서 연합뉴스의 공적 책임 문제를 집중 분석한 바 있다. 다음은 김도연·김유리 기자의 리포트 가운데 일부다.

“현재 연합뉴스는 외부 감사를 거친 결산 내용을 진흥회에 보고한다. 이를 바탕으로 진흥회는 국회와 정부에 보고한다. 정부구독료 경우 연합 내부에서 사용 내역을 결산해 정부에 보고하는데, 이 자료는 비공개로 다음 구독료를 산정하는 데 쓰인다.  개괄적인 수입·지출 실적 보고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연합의 정보 통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 보좌관은 ‘연합뉴스의 경우 국가기간통신사 명목으로 예산을 지원 받고 있지만 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길이 없다’며 ‘연합뉴스로 받은 돈을 연합뉴스TV에 쓰는지 알 길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의 인건비도 문제로 떠오른다.  4대 보험료를 포함한 연합뉴스 1인당 평균 인건비는 연간 약 1억720만~1억2000만 원 가량으로 산출((인건비+복리후생비)/(연합뉴스+연합인포맥스 종사자 수))된다. 이는 2013년 미디어경영연구소가 평가한 31개 종합일간지 연평균 인건비 5900만 원((인건비+복리후생비)/(종사자 수))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연합뉴스는 2013년 당시 연합뉴스 자체 인력(796명)과 인건비(579억)로 산출한 평균 임금은 7200만 원 가량이라고 알려왔다.”

연합뉴스 관련 자료는 국정감사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로 확인할 수 있는 연합뉴스의 지난해 급여 총액은 603억 원, 퇴직급여가 135억 원, 복리후생비가 170억 원에 이른다.

B2B와 B2G를 넘어 B2C로.

물론 뉴스 통신사가 도매업에만 머물라는 법은 없다. 최영재 한림대 교수의 논문 ‘디지털 시대 뉴스 통신사의 기능과 역할 연구’에 따르면 해외 통신사들도 B2B에서 B2C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AP : 전통적인 뉴스통신사 뿐만 아니라, CNN, 뉴욕타임스, 뉴스 코퍼레이션 등과 협력과 경쟁하는 상황. 신문 방송과 같은 전통적인 고객을 지향하던 방식에서 소집단이나 개인 고객이 AP의 멀티미디어 뉴스 소스에 접근할 수는 서비스 방식으로 전환. 2010년 4월 현재 약 10만개의 개인 고객 계정(individual access account)이 가능.

로이터 : 포화상태에 다다른 B2B(Business to Business) 시장을 넘어 뉴스통신사 가 직접 뉴스 소비자를 만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 ‘브레이킹뷰스’라는 온라인 칼럼서비스를 인수해 로이터의 송출망을 통해 일반 고객에게 서비스. 보도채널인 로이터TV도 운영.”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더피알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통신사들끼리 뉴스도매상의 역할이나 해외 뉴스를 국내에 알리는 경쟁을 했어야 하는데 매체들이 많아지다 보니 결국은 경쟁논리에 빠져든 것 같다. 독자들의 수가 재원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기사 전재료만 가지곤 살아갈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있었을 것이기에 결국 다른 매체들과의 독자유치 경쟁에 뛰어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상적인 말이지만 뉴스통신으로서의 본래 지위로 돌아가 원래의 뉴스 도매상이나 해외 소식을 국내에 알리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본다. 국내 (일반 독자들을) 지향하겠다면 제대로 된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해야 한다.”

국가기간 통신사 연합뉴스를 위한 제안.

연합뉴스는 그냥 뉴스 통신사가 아니라 국가기간 뉴스 통신사다. 결국 연합뉴스의 운명은 한국의 뉴스 생태계와 무관할 수가 없고 사회적 지원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과 사명을 감수해야 한다. 몇 가지 포인트를 짚어본다.

첫째, 연합뉴스가 굳이 포털에서 탈퇴해야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연합뉴스가 포털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으로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매업에 진출하더라도 국가기간 통신사로서 공적 책무를 다하는 방향을 고민하면 된다. 다만 지금의 연합뉴스가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입증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긍정적으로 답을 하기는 어렵다. 뉴스 도매와 소매를 동시에 유지하는 게 과연 가능한가? 포털 탈퇴는 연합뉴스 혼자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둘째, 뉴스 통신사의 역할과 위상이 달라졌다. 언론사들이 더 이상 연합뉴스를 전재하지 않으며 굳이 전재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B2B와 B2G를 넘어 B2C로 확장할 수도 있겠지만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고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의 B2C 서비스가 원 오브 뎀이라면 굳이 국민들이 연합뉴스에 세금을 지원할 명분이 있는가?

셋째, 물론 민영 뉴스 통신사와 경쟁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연합뉴스가 포털에서 빠지면 뉴시스와 뉴스1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다. 통신사의 포털 진입을 배제하는 건 불가능할 뿐더러 명분도 없고 실현 가능성도 없다. 다만 정부 지원의 범위와 형평성을 고려해 뉴스통신진흥회가 가이드라인을 잡거나 국회 차원에서 논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넷째, 뉴스 도매상은 여전히 필요하다. 단순 속보와 팩트 전달은 연합뉴스를 전재하거나 인용하고 심층 취재는 역할 분담을 하는 게 건강한 저널리즘 생태계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연합뉴스가 소매업에 뛰어들면서 도매 시장이 무너졌고 언론사 마다 중복 투자를 하고 있는 현실이다. 연합뉴스가 스스로 정체성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다섯째, 정부 지원금은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명분이다. AFP 타령만 할 게 아니라 연합뉴스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한국적 현실에 맞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 B2B는 이미 실패한 모델이고 B2G 역시 명분을 잃고 있다. 물론 법을 바꿔서까지 연합뉴스 지원을 중단할 가능성은 낮지만 공영 언론사로서 정체성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디지털과 소셜 뉴스의 시대에 맞춰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뉴스의 원본 자료를 데이터 베이스화하고 데이터의 검색과 인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거나 공공 콘텐츠로서의 뉴스의 새로운 영역과 역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 용도에 한해 출처를 명기하는 조건으로 뉴스와 사진 저작권을 오픈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일곱째, 동시에 영리적 목적의 경우 저작권 단속을 강화하고 뉴스 이외의 부가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다시 뉴스 도매 시장을 복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연합뉴스의 활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퍼블릭 서비스를 계속 가져가되 회원사들에게만 제공되는 별도의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언론사들과 경쟁하려 하지 말고 서비스 사업자로서 한 발 물러나는 것도 가능성으로 두고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페이지 뷰가 아니라 인용 지수와 영향력 평가를 성과 지표로 잡고 조직의 목표를 다시 설정할 필요도 있다.

여덟째, 이미 B2C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스트레이트 기사로 물량 공세를 할 게 아니라 연합뉴스만의 기획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한다. 뉴스의 다양성을 고민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뉴스를 고민해야 한다. 공적 지원을 받는만큼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한다. 소셜 뉴스의 시대에 맞춰 뉴스의 원본 소스를 좀 더 확대하고 다양한 2차 저작물의 재료가 될 수 있도록 뉴스 에이전시의 새로운 역할 모델을 실험하고 확대해야 한다.

아홉째, 고객이 누구인가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 회원사들이 고객이었다면 이제는 국민 전체가 고객이 된다. 고객들이 무슨 기사를 원하는지 깊게 고민하면 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회원사들을 위한 콘텐츠도 별도로 고민해야 한다.

열째,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 공영언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걸 전제로 강력한 사명감과 사회적 책임을 조직 문화에 반영해야 한다. 방만한 경영과 조직 구조를 혁신하고 공급자 중심이 아니라 수용자 중심으로, 공무원 조직이 아니라 공적 조직으로 변신해야 한다. 정치 권력에서 완벽하게 독립하되, 공영 언론으로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연합뉴스의 모든 문제는 공영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환경이라고 해서 달라질 게 없다. 오히려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본다.